식신(食神)이 많은 내 팔자

십신(十神) 중에서 식신(食神)은 본인의 일간(日干)이 생해주는 십신입니다. 

식신이 있으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활동,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며, 말과 행동, 감정, 생각, 예술적 표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힘이 강합니다.또한, 대체로 낙천적이고 명랑하며, 남을 배려하고, 나누고, 돌보는 마음이 큽니다. 

 

일을 함에 있어서는 집중력과 탐구력이 강해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데 적합하며, 실생활에서 먹고사는 문제에 강합니다. 재성이 약해도 식신이 있으면 굶지 않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사주에 식신이 있으면 재주도 많고, 다정다감하지만 너무 많으면 과유불급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나타납니다. 

제가 식신이 3개나 있는 사주라서 저를 대비하여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1. 많은 말, 정제되지 않은 표현 

-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면 제가 조금 더 재미있게 전달한다고 해서 인기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식상은 많고, 인성은 없는 사주라서 그랬는지 말만 앞선다는 얘기도 종종 들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이런 부분 때문에 나도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특히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책을 좋아해서 여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 잡지식도 많았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특히 자기 계발서를 집중적으로 읽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하더라도 좀 더 신중하게, 좀 더 알차게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기준을 만들어 실천했고, 말만 앞선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신중하게 언행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삶의 경험과 굴곡을 겪으면서 더 단단히 저를 갈고 닦았습니다. 지금은 영어교육과 학원운영에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강의도 진행하고 있지만, 매 강의마다 같은 내용이라도 달리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좋은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참 말 많이 하는 인생입니다.

강의하는 모습

2. 과도한 분주함 

-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했고,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안도 참 많이 받았고 또 했었습니다. 1년 6개월간 지정된 장소에 머물며 인터넷으로만 생존하는 프로젝트에 지원하여 선발되어 프로젝트를 완수하였고, 기간 중에는 세계최초의 사이버결혼식도 기획하여 실제 결혼식도 온라인과 아바타로 진행하였습니다. 

세계최초 사이버 결혼식

참 묘하게도 함께 일을 하자는 제안들이 많아서 벤처, 무역, 기술영업, 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중요한 역할들을 하기는 했지만 주도하기 보다는 항시 수족과 같은 역할을 했었고, 지금은 그것이 식상의 영향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어떤 일이든 뭔가 일을 하지 않으면 답답해합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영화 '퇴마록'을 보고 난 후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고 큰 딸이 퇴마록 목각인형 굿즈를 구매하겠다고 하자, 제가 생일선물로 직접 만들어 주겠다고 하여 목공도구들과 목재를 구해서 손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지금 조각을 하고 있습니다.

고생을 사서 하고 있습니다.   

임시로 만든 작업대

3. 명랑, 낙천, 식도락 

- 중고를 사고 파는 '당근앱'을 아주 좋아합니다. 한동안 스피커에 꽂혀서 서울, 대구, 부산까지 다니면서 원하는 스피커들을 사고, 팔고 했습니다. 아주 고가의 스피커는 정말 헐값으로 나온 경우에 구매하기 위해 하루 종일 당근앱만 보고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만화, 영화를 좋아해서 오타쿠적 기질도 많이 있지만, 관련물품 구매등은 중고로 하거나, 최대한 돈을 쓰지 않는 방법으로 구매하려고 애씁니다. 

영화 음악 감상방 만들어 즐기기

소소한 물품 모으기

맛집을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죽하면 저희 아이들이 아빠는 옷 살때는 짠돌이면서 밥 먹을 때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밥 먹는 돈으로 옷 사달라고 투정을 부리곤 합니다. 

식상이 많아서 대학생때까지는 어려운 가정형편인데도 공부보다는 선, 후배들과 어울리고 노는데 시간을 허비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끼는데, 사회생활에서의 굴곡들과 가정을 이루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들이 상당 부분 작용하여, 제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자제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은 포기할 수 없어 제가 요리를 배워서 해먹습니다. 

뒤로 오는 호랑이는 속여도 앞으로 오는 팔자는 못 속이나봅니다.